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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위해 하지 말아야 할 3가지...'헛·수·고' 란? [인터뷰]
허리 통증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 무심코 반복하는 잘못된 자세가 서서히 척추 건강을 해치며, 어느 날 갑자기 통증이라는 경고 신호로 돌아온다. 특히 오래 앉아있거나 허리를 숙인 채 일하는 등 척추에 부담을 주는 자세가 습관이 된 경우, 디스크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허리 디스크의 위험성과 허리에 무리를 주는 생활 습관, 그리고 디스크 예방을 위해 평소에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동작까지, 정형외과 전문의 은상수 원장(서울부민병원)의 조언을 토대로 살펴본다.
q. 허리 디스크는 꼭 수술해야 하나요? 아니면 자연 치유도 가능한가요?
네, 자연 치유 가능합니다. 실제로 허리 디스크 환자 10명 중 7~8명은 수술 없이도 증상이 호전됩니다. 비수술 치료로는 전통적으로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가 있었고, 최근에는 신경 성형술이라는 시술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대부분의 환자들이 수술 없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수술 없이도 나을 수 있다니 안심이 되는데요. 그런데 허리 디스크나 척추 질환이 심해지면 하반신 마비까지 올 수 있다는 말도 있던데, 사실인가요?
네,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디스크가 심하게 돌출되어 신경을 많이 누를 경우에는 마비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신경이 살짝 눌려서 저리고 아프거나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이 나타나고, 환자분들께서는 "살이 내 살 같지 않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 심해지면, 근육을 움직이는 힘이 떨어지면서 걸을 때 절뚝거리거나 발목이 들리지 않는 마비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말 심한 경우에는 대소변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런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q. 허리 통증이 단순한 통증인지, 위험한 신호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허리 통증이 생겼을 때는 우선 집에서 할 수 있는 처치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진통제나 소염제, 파스, 온찜질 등을 해보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른 심한 통증이 느껴질 때, 엉덩이나 다리 쪽까지 저림이 퍼질 때, 통증이 1주 이상 지속될 경우, 이런 경우는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디스크 문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참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허리가 전혀 아프지 않아도 디스크가 터져 있는 경우도 있나요?
네, 그럴 수 있습니다. 허리가 아프지 않아도 디스크가 파열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디스크 모양보다 증상입니다. 제가 환자분들께 항상 드리는 말씀은, mri 사진이 중요한 게 아니라, 환자가 실제로 아픈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디스크가 아무리 크게 터져 있어도 아프지 않다면 치료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치료는 '디스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통증을 없애는 것'이기 때문에, 주사나 시술 같은 비수술 치료법이 매우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q.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하는 습관 중에서 허리 디스크를 나쁘게 하는 대표적인 습관 3가지를 꼽는다면요?
저는 허리에 나쁜 습관 3가지를 "헛수고"라고 표현합니다. '헛', '수', '고'의 앞 글자를 따서 기억하기 쉽도록 만든 말인데요.
△ 헛 – 허리로 무거운 물건 들기
허리를 굽힌 상태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면 디스크에 큰 부담이 가해집니다.
△수 – 숙여서 일하기
장시간 허리를 굽힌 자세는 디스크를 압박하고 퇴행을 촉진시킵니다.
△고 – 오래 앉아 있기
앉아 있는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허리 디스크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하므로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 세 가지는 많은 분들이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동작이지만, 허리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꼭 피해야 합니다.
q. 허리 디스크에 도움이 되는 운동도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허리에 좋은 대표적인 운동은 '맥켄지 운동(mckenzie exercise)'입니다. 이 운동은 허리를 펴주는 신전(伸展) 운동으로, 구부정한 자세나 숙이는 동작이 많은 일상생활의 반대 방향으로 운동해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허리를 숙이는 동작은 자주 하지만, 펴는 동작은 잘 하지 않기 때문에, 허리 건강을 위해서는 이런 신전 운동을 통해 디스크가 눌리는 압력을 줄이고 유연성을 높여주는 것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국민체조 할 때 짝꿍이랑 같이 뒤로 몸 젖히는 그런 동작이랑 비슷한데요. 허리를 뒤로 젖히는 그 '허리 펴기' 동작이 바로 맥켄지 운동의 기본입니다. 누워서 상체만 드는 동작이나, 엎드린 자세에서 팔꿈치로 몸을 일으키는 동작 등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허리를 과하게 구부리는 습관을 바로잡고, 반대 방향으로 자극을 주는 것이죠.
q. 맥켄지 운동보다 더 좋은 운동도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걷기'를 최고의 허리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걷기는 디스크에 적당한 자극을 주어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허리 근육 강화, 체중 감량, 자세 교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기 때문에 디스크 수술을 받은 다음 날부터도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또 걷기는 허리 디스크뿐 아니라 심장병 예방, 무릎 관절 보호,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라 전신 건강에 매우 좋은 운동이죠.
q. 허리 근력 강화를 위한 운동을 하나만 더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브릿지 운동'을 추천드립니다. 브릿지 운동은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세우고 골반을 천천히 들어 올리는 동작인데요, 허리, 엉덩이, 허벅지 등 큰 근육들을 동시에 강화시켜 줍니다.
특히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근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디스크 환자나 고령자에게도 안전한 운동입니다. 허리가 구부러지지 않고 안정적인 자세로 할 수 있어 허리 근력 강화에 아주 효과적이죠.
q. 끝으로 허리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조언해주신다면요?
우리의 일상을 잘 관찰해보면 허리를 '숙이는' 동작은 많지만, '펴는' 동작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허리를 굽힌 자세, 예를 들어 숙여서 물건을 들거나, 구부정하게 오래 앉는 것은 디스크 건강에 매우 해롭습니다.
이럴수록 허리를 펴주는 멕켄지 운동을 해줘야 하고, 무리가 적고 꾸준히 실천 가능한 걷기는 최고의 허리 디스크 운동입니다. 가능하다면 하루 30분에서 1시간 정도 산책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기획 = 김지연 건강 전문 아나운서